동계용 LPG 버너꾸미기

사실 아웃도어 고수들은 이런 버너를 사용하지 않는다.
나 역시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 그동안 꺼려 왔었다.
마치 폭탄위에서 요리를 하는 것 같고 수준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계에 LPG의 편의성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부탄과 달리 영하의 온도에서도 안정된 화력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특히, 3KG 용기와 일명 해바라기 버너를 직접 결합하여 케이스에 바로 들어가는 이 셋팅은 여러면에서 최고다.(캠핑모드시)

무게가 있어 가벼운 알파인 버너들 처럼 쓰러지거나 엎어질 위험이 없고 버너위에 방열용 캡을 씌우면 난로로도 변신한다.
그래서 명품 버너를 10개도 더 가지고 있는 나도 몇 몇 재주꾼의 힘을 합쳐 고정관념을 바꾸기에 이른다.

우선 혐오스러운 가스통을 사포로 곱게 밀어 듀폰사의 최고급 자동차 도료에 펄을 썩어 도장을 한다.
다음엔 스티커로 꾸미고 버너 손잡이를 물푸레 나무로 바꾼다.(원래는 용수철임)

손잡이를 나무로 바꾸는 이유가 있다.
손잡이가 세워진 상태에서 불에 달구어 진 것을 모르고 손으로 잡으면 화상을 입기 때문이다.

요즘은 캠핑수요가 늘어 해바라기버너도 많이 개선되었고 제법 품질이 만족스럽다.
간단하게 분해가 되기 때문에 음식이 넘쳐도 청소하기가 매우 수월하다.

야외에서 바람을 막고 연료를 아낄 수 있는 바람막이도 별도로 준비했다.
거의 혼자 움직이는 나도 가끔 손님을 초청할 때가 있어 이 버너를 준비했다.

누구나 캠핑시 아기자기한 셋팅을 즐기지만 결국 장비에 신경쓰여 심적인 여유를 못찾고 계속 새로운 변화을 쫒게된다.
자연과 하나되어 휴식을 갖고자 나왔다가 장비관련 이야기만 늘어 놓다가 귀가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제일 간단한 것이 어찌보면 가장 훌륭한 것임을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될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도움을 주신 헤펠레 서사장님과 카케어샾 설사장님께 감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