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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념 인물취재/산사진가 이백휴/익산신문/2010년

이백휴 2010-07-06 (화) 12:30 10년전 1849
본보가 7월 1일로 창간 7주년을 맞습니다.
특히나 올 7월은 민선 5기가 출범하는 달이어서 의미가 남다릅니다.
재선에 성공한 이한수 익산시장도 결기가 남다르고요.
또 익산출신 김승환 도교육감의 출발도 산뜻합니다.
익산시의회 역시 7일 개원한 뒤 의장단을 뽑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합니다.
이렇게 분주하다보니 올해는 그저 단순하게 넘어가기로 내부지침을 정했습니다.
이 와중에 만난 사람이 산악사진가 이백휴 씨(47·LG화학익산 총무팀)였습니다.
불모지였던 산악사진계를 웅장한 장르로 올려놓은 그의 열정과 투지가 얼마나 감동적인지 그를 지면에 모셔야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았습니다.
그러면 7살된 익산신문의 열정과 투지를 충분히 대변할 수 있겠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우리 축구국가대표가 16강에 진출했을 때의 감격을요.
누구든 정상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은 교훈을 주기 마련이지요.
곧바로 설득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솔직하게 말해 요즘 인물 취재하기가 보통 힘들어야지요.
용케도 응해주셔서, 그가 산 사진을 찍기 위해 산에서 보낸 적잖은 에피소드를 들었습니다.
이 씨의 풀스토리를 통해 익산신문 임직원의 여망을 담아보고자 합니다. <관련기사 3면>

"산 사진을 포함한 풍경사진은 하늘이 만들어준다. 사람은 그저 확률이나 논할 뿐….
태풍이 오면 그 끝을 노려 어디든 가야 한다.
태풍이 지나가는 끝은 유독 맑고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섞인다.
햇님이 물들이는 최상의 조건이다. 태풍이 오면 가슴이 뛰는 것은 그 이유에서다."
태풍이 오는데 산으로 달려가다니?
미친 짓이라 아니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영화 속에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이 거꾸로 흘렀듯, 산악사진가 이백휴의 일상도 목숨 건 역설을 통해 우뚝 정상에 선 것이다.
과연 그에게 산은 뭘까.
때로는 사납고 때로는 고고했으며 그리 쉬운 상대가 아니었음은 자명해 보인다.
어느 날 덕유산의 사진적 요소를 발견하고 그 곳에만 집중했다는 그는 20여년 동안 일관되게 덕유산을 찾았다.
'수백번'이라는 말에는 시공간을 초월할 수밖에 없는 무한대가 담겨 있을 것이다.
그동안 그는 사랑을 끈질기게 속삭였고, 어느 날인가부터 덕유산도 가장 친한 친구로 아름다운 모델로 화답했음은 물론이다.
그가 이처럼 선택과 집중을 보였던 이유는 단 하나.
사진을 매개로 거대한 산이라는 공간에서 변화무쌍하게 바꾸는 빛을 표현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었다.
"덕유산은 어느 산보다 아름다운 빛을 반사한다.
처음 몇 년은 설악에서 한라까지 명 포인트를 찾아 촬영했었다.
그러다 한계를 느끼고 운신의 폭을 좁힌 것이 지리산이었다.
그러나 지리산은 행동반경이 너무 크고 능선이 동서로 뻗어있어 일출과 일몰을 정면에서 봐야했다.
이때 주능선을 촬영하면 능선이 모두 실루엣이 되기 일쑤였다."
말하자면 지리산은 사진적 요소의 불리함이 컸던 셈.
반면 능선이 남북으로 뻗어있는 덕유산은 이런 요소를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그를 매혹시켰다.
이후 명절도 휴일도 모두 덕유산에 헌납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 7시면 어김없이 집을 나서 무주에 도착하는 게 그의 산행스타일.
하지만 정작 모든 준비작업은 30~40㎏되는 배낭을 메고 걸어서 도착한 향적봉대피소에 여장을 풀고 나서야 완료된다.
그의 '덕유산살이'는 이렇게 시작된다.

◆말 안듣는 모델과의 사투
향적봉대피소는 사실상 그에게 베이스캠프인 셈.
잠깐 눈을 붙여보지만 요즘 같은 여름철이야 새벽 3시면 기상이니 토막잠일 뿐이다.
그나마 겨울에는 해 뜨는 시간이 늦어 4시나 5시까지 늑장을 부릴 수 있다.
일출·일몰 1시간 전에는 촬영준비를 마쳐야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그의 경험칙.
향적봉 정상에 올라 가장 먼저 하는 일이 360도 둘러보기다.
구름은 얼마나 껴있고, 어느 방향에 집중돼 있는지, 운해는 또 눈꽃은 바람이 어느 곳에 몰아놨는지,
철철이 피는 꽃의 상황까지 점검하고 나면 이제 순번 정하기가 시작된다.
그렇다고 예서 끝이 아니다.
아무리 결정적인 순간이 와도 준비가 부족하면 허당.
승부 볼 포인트를 결정하여 이동하는데 몇 십분 흘러가야 하고, 장비를 설치하는 데 또 그만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렇게 준비를 마쳤다고 해도 변수는 늘 존재한다.
설령 좋은 장면이 나왔어도 번개같이 사라져버린다.
바람의 심술은 또 어떤가. 바람이야 말로 최고의 훼방꾼이기 때문에 애써 촬영한 필름이 못쓰게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
산은 지독할 정도로 말을 듣지 않는 모델이라고 웃는 이유다.
촬영 시간은 고작 20~30분에서 1시간 정도.
산은 올 때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데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이었다.
산과의 교감을 놓지 않기 위해 그는 집에서조차 필름 되새김질(현상된 필름을 반복해서 보는 일)을 놓지 않는다.

◆산사진은 '종합무술' 체력·담력·등반 및 생존기술에 타고난 감각까지 필요
목요일이면 장비점에도 다녀오고 배낭을 점검한다.
30㎏~40㎏이나 되는 배낭 속은 사실 장비가 대부분이다.
먹을 것은 빼도 장비는 꼭 챙겨야 하는 게 사진가의 숙명.
카메라는 3계절 주력기종인 '에보니45SVU2'를 파노라마로 담아야 할 땐 린호프617을 동반하기도 한다.
카메라와 렌즈를 안전하게 보호해 줄 배낭은 특별 개조한 작품.
그레고리의 데날리프로(106리터)를 뜯어서 알루미늄으로 뼈대를 세우고 칸을 나눴다.
항상 부담거리였던 침낭은 헤드포켓을 확장해 해결했다.
뭐니뭐니해도 가족 후원이 최고.
그는 숟가락만 놓으면 산으로 갈 정도로 몰입하면서 가족을 이해 시켰다.
흉내 내기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조언.
명절은 물론이고 제사와 가족 기념일까지 양해를 구했고, 후배 결혼식조차 등산복 참석은 허다했다. 
심지어 둘째딸 출산일에도 그는 산에 있었다.
그가 아내 김금자 씨(46·원대병원)에게 가장 미안하게 생각하는 대목.
아예 둘째 딸아이 이름은 뫼산자(山) 계집희자(姬)를 써 '산희'로 짓기도 했다.
그 뿐인가.
산악사진은 체력과 담력은 기본. 등반상식은 물론이고 타고난 감각도 필요하다.
게다가 생존을 위해 야영이나 비박을 허다하게 해야 하니 '산사진'은 종합무술과 한가지라는 게 그의 결론.
산사진을 찍기 위해선 모두 몇 단씩 갈고 닦아야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을 날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불모지에 희망심기로 정열 불태워
그가 사진을 접한 것은 고교시절. 사진을 취미로 하셨던 담임선생님 심부름을 다니면서였다.
그 당시 아르바이트로 어렵게 구입한 수동카메라는 계속 그의 손을 떠나지 않았다.
젊은 시절에는 친구들 결혼사진도 찍어주고, 제대 후에는 지역 서클활동으로 사진을 연마했다.
어느 날 주제없이 우루루 몰려다니는 사진활동에 회의를 느낀 그는
젊다는 밑천하나로 사진 장르 중 가장 힘들다는 산악사진에 도전하기로 결심한다.
사진의 스케일이 크고 웅장하여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산악사진은 누구나 마음만 있을 뿐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초창기 산에 가면 그는 막둥이 대접을 톡톡히 받았다.
그러나 감각으로 하는 일은 젊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
산악사진은 돈으로는 결코 대신 할 수 없으며 공개해도 같은 사진이 나올 수 없다고 강조한다.
모든 것은 자연이 만들어 주기 때문이란다.

이후 그는 불모지 같았던 산사진계에 희망을 심기 시작한다.
2001년 산을 주제로 익산최초로 개인전을 열었고 이후 2006년에는 전국 최초로 덕유산을 주제로 개인전을 가졌다.
또한 인터넷 시대를 맞아 2003년 지인과 함께 산악사진 전문사이트(네모포토 nemophoto.net)를 만들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후 2008년 11월 이렇게 구축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무주리조트에 모여 (사)산악사진가협회 출범식을 갖는다.
자신도 덕유산을 주제로 개인 홈페이지(이백휴의 덕유예찬 dukyusan.com) 개설했으며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고화질의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그는 내년엔 5년마다 가졌던 세 번째 개인전도 준비 중이다.
국내 최초로 덕유산 사진집이 탄생하는 동시에 덕유산의 아름다움을 정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한다.
요즘 자신의 영향으로 산사진계에 등장하는 후배들을 볼 때마다 흐뭇하다는 이 씨.
그런 연유로 잇따른 강의요청도 거절하지 않고 기꺼이 무료로 강단에 선다.
또한 시민들이 많이 계신 장소로 직접 찾아가는 갤러리를 운영해 시민들 곁으로 다가가 홈페이지도 홍보  하겠다며 다시한번 신발 끈을 조인다.
익산 팔봉면 석암리에서 태어나 20여년 동안 덕유산과 싸워온 그.
구조활동에 대피소 살림까지 도우며 산장지기와는 형제처럼 지내는 그는 진정 리얼타임의 스릴을 즐기는 진정한 산 사나이일 것이다.
이제 웅장한 산으로 우리 앞에 선 그에게 진심으로 경외를 보낸다.
익산신문 김영애 기자

김종순 2011-01-06 (목) 16:30 10년전
  언제 나오는거야? 몰랐네.... 아무튼 축하해 친구가 신문에 나오는 유명한 사람이 되어서 나역시 마음이 뿌듯하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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